부산일보ㅣ완치 어려운 반려동물 만성 신부전증, 조기 발견이 '최선'

2024-10-31
조회수 19



기사 바로가기

📌전문을 보시려면 기사 바로가기를 확인해 주세요


농림축산식품부의 2021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반려견 중 41.4%가 9살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의 노화가 통상 7~8살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반려동물도 고령화에 접어든 셈이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도 노화로 인해 많은 변화가 발생한다. 노령성 질병인 신부전증은 반려동물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로 완치가 쉽지 않은 질병이다. 그렇지만 조기 발견 후 관리만 잘해준다면 질병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반려동물 신부전증이란?

신장은 노폐물을 배설하고 수분과 전해질의 균형을 맞추고, 혈압을 조절하는 등의 여러 가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 신장의 기능이 여러 요인으로 저하되어 체내 노폐물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는 상태가 신부전증이다. 반려동물 신부전증은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된다.

급성은 갑작스럽게 신장 기능이 저하되는 경우로 독소 섭취, 외상, 심각한 탈수나 감염 등이 원인이다. 만성은 신장 기능이 서서히 악화되는 경우로 노화, 유전적 요인, 고혈압, 특정 약물의 장기 복용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신장에 문제가 생긴 반려동물은 식욕 저하와 활력 감소 등의 증상을 보인다. 특히 소변량 변화가 크다. 우선 급성 신부전일 경우 대개 소변량이 감소한다. 반면 만성 신부전의 경우에는 반대로 소변량이 늘고 물을 많이 마시는 증상이 생겨 탈수가 쉽게 발생한다. 탈수가 생기면 점막이 건조해지고 평소보다 심장이 빨리 뛰는 것처럼 느껴지거나 피부 탄력이 떨어진다. 심한 경우 눈 주위가 움푹 들어갈 수 있다. 체중도 감소한다.

다솜동물메디컬센터 금정점 김수정 원장은 "평소 반려동물이 물을 많이 마시는지, 소변은 잘 보는지, 양의 변화는 있는지 꼭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만성 신부전증, 단계에 따라 관리해야

신부전증은 국제신장협회인 IRIS(International Renal Interest Society)에서 제공하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4단계로 분류된다. 김수정 원장은 만성 신부전증의 경우 진단 직후부터 프로토콜에 따라 단계별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단계에서는 임상 증상이 거의 없거나 매우 미미해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2단계에는 약간의 임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혈압 관리 및 식이 조절과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1, 2단계에서는 질병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 중요하며 이때부터 관리해야 경과가 좋다.

3단계에 들어서면 체중 감소, 구토 및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때에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며, 저단백 식단과 혈압 조절이 권장된다. 4단계는 심각한 신부전 상태로 임상 증상들이 더 강하게 나타나고 일반적으로 체액 불균형과 전해질 이상이 동반된다. 집중 치료가 필요하며 예후가 좋지 않아 혈액 투석도 필요할 수 있다.

김수정 원장은 "증상이 뚜렷이 나타나는 3, 4단계에서는 우선 임상 증상과 대사 장애를 완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전해질 불균형과 탈수가 극심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강제 급수를 해서라도 음수량을 늘리고 필요에 따라서는 수액을 통해서라도 체내 수분을 보충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기 발견·적절한 관리로 진행 속도 늦춰

반려동물 신부전증은 완치가 어려운 질병이다. 만성 신부전증은 특히 신장 기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되므로 완전한 회복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조기 발견과 적절한 관리만 해 준다면 질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신장 질환은 질병이 상당 부분 진행되고 나서야 임상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아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권장된다. 또한 증상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서는 적절한 먹을거리와 충분한 수분 섭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수정 원장은 "저단백, 저인산 및 저나트륨 식이와 수분을 섭취할 수 있는 습식 사료,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하루 음수량은 채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이는 반려동물의 신장 질환 단계에 따라 염분, 단백질, 인, 칼슘과 같은 성분의 필요 함량이 다르다. 대부분의 신장 질환식은 단백질 함량은 줄이면서 칼로리를 높이기 위해 고지방을 포함하기도 한다. 그러나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 고지방 식이로 인한 합병증으로 췌장염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신장의 장기적 관리를 위해서는 영양제 선택도 신중해야 한다. 신장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오메가3, 유산균 등의 보조제 역시 반려동물의 증상 단계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좋다.

김수정 원장은 "사실 신부전증은 심장병이나 고혈압 같은 질환과 함께 관리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 보호자의 많은 노력과 사랑이 필요한 일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치의가 처방한 약물이나 치료 계획을 잘 따르고 함께 최선을 다한다면 반려동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부산일보(https://www.busan.com)

 

카카오톡 채널 채팅하기 버튼